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을 액면미달로 정할 수 있는가?

1. 문제의 소재
현행 상법은 주식에 액면금(1주의 금액)을 두도록 하고 있고, 신주의 발행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액면금 이상으로 하여야 하며(상법 330조), 액면미달발행은 상법 417조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즉, "회사는 설립후 2년이 경과한 이후에만 그리고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와 법원의 인가를 얻어서 주식을 액면미달의 가액으로 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증권거래법에서는 법원의 인가를 생략하고 주주총회 특별결의만으로 액면미달발행을 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그런데 신주의 발행은 통상적인 유상증자의 경우뿐 만 아니라 전환사채의 전환권행사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신주인수권행사에도 발생하며, 이때 전환가액 또는 행사가액은 신주의 발행가액을 의미하는바, 전환가액 등을 액면이하로 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발행당시 전환가액 등을 액면이상으로 한 경우에도 이후 전환가액 등을 액면이하로 조정할 수 있는가도 마찬가지다.

2. 전환가액을 액면이하로 정할 수 있는가?
실무경험으로 볼 때 우리나라 거의 모든 회사가 정관에 전환가액과 신주인수권행사가격에 관하여 "주식의 액면금액 또는 그 이상의 가격으로 사채발행시 이사회가 정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전환가액 등을 액면이하로 하여 사채를 발행하는 사례는 없다.
다만, 상장등록회사로서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 경우 전환가액 등을 액면금 이상으로 한다면 실제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상장등록회사의 주식의 시가가 액면가를 하회하는 경우 전환가액 등을 액면이하로 하여 전환사채 등을 발행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행 상법상 전환가액 등을 액면이하로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 ①전환권행사 등으로 인한 신주의 발행도 결국 주식의 발행이므로 상법 330의 원칙에 따라 주식은 액면미달의 가액으로 발행하지 못하며, ②예외적으로 액면미달발행을 허용하는 상법 417조를 사채발행에 관한 상법 513조 이하에서 준용하고 있지 않고 있어 사채와 관련한 신주의 발행은 액면미달발행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봐야 하며, ③실무처리상으로 볼때도 액면미달발행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와 법원의 인가를 거쳐야 하는데, 전환권행사 등으로 인한 주식의 발행은 그 행사로 자동적으로 효력이 발생하므로 위와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