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상 대표이사를 스스로 사퇴할 수 없나요?

실무에서 명의상 대표이사 소위 바지사장의 예를 종종 본다. 유교적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 실정에서 마지못해 대표이사로 명의를 빌려준 경우가 간혹 있다. 실제 사업주는 따로 있고, 법인등기부상의 대표이사로 친인척, 지인 또는 종업원을 내세우는 경우인데 실제 사업주가 세금체납자 또는 신용불량자인 경우, 그밖에 어떤 사유로 대표이사로 등재되는 것을 꺼리는 경우에 흔히 발생한다.

1. 문제의 소재
문제는 명의상 대표이사라도 그 퇴임등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에는 대표이사가 반드시 존재하여야 하며, 대표이사가 1명인 경우 후임자의 취임등기를 신청함과 동시에 퇴임등기를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즉, 대표이사는 퇴임을 하려고 하여도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는 일방적으로 혼자 단독으로 퇴임등기를 할 수 없다.
또다른 문제는 대표이사를 사임하고자 하는 경우 누구에게 사임의 뜻을 전달해야 하는가? 법적으로 대표이사와 회사는 위임관계이며, 위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언제든지 사임함으로써 위임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 그런데 회사의 대표는 자신이므로 자기가 자신에게 사임의 뜻을 표할 수 있는가?

2. 누구에게 사임의 뜻을 제출하여야 하는가?
대표이사는 언제든지 사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임의 의사표시는 누구에게 하여야 하는가? 다른 대표이사가 있다면 그 자에게 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회사는 대표이사가 1명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것이므로 본인이 이사회를 소집하여 이사회에서 사임의 의사를 표하면 될 것이다. 만약 이사가 1명이어서 이사회도 없다면 주주총회 또는 실사업주 개인에게도 표할 수 있다고 본다.

3. 실사업주가 후임자를 선임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하는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다 하더라도 법률 또는 정관에 정한 대표이사의 원수를 결하게 되는 때에는 퇴임한 대표이사는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가 있다(상법 389조). 그리고 후임자의 선임등기를 하지 않으면 퇴임등기만을 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회사가 대표이사가 1명이므로 당연히 결원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에는 이사.감사 기타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재판으로 일시 대표이사의 직무를 행할 자(일시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이렇게 일시대표이사가 선임된 경우 그 선임등기와 사임대표의 퇴임등기를 동시에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