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겸직금지의무 (파이낸셜투데이 칼럼)

 필자가 속해 있는 나무합동사무소의 주된 고객이 법인이다 보니 자주 받는 질문중 하나가 어느 법인의 이사가 다른 법인의 이사로 취임하여도 되는지입니다. 우리 상법 제397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없으면 ...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되지 못한다.」
 
 즉 법인의 이사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겸직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인의 이사가 다른 회사의 이사가 됨으로 인하여 영업상의 지식과 비밀을 이용하여 회사의 이익을 희생시키면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회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법정한 규정입니다.(대법원 1990.11.2.자, 90마745결정)
 
 겸직금지의무는 아직 개업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는 회사의 이사를 겸하더라도 위반한 것이 되므로 회사의 승인이 없이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의 이사 겸 대표이사가 되어 영업준비작업을 하여 오다가 영업활동을 개시하기 전에 그 회사의 이사 및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법 제397조 제1항 소정의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속합니다.(대법원 1993.4.9.선고, 92다53583판결)

 하지만 위 법조항에 있듯이 이사회의 승인을 얻으면 다른 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나 이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는 법인이라면 주주총회의 결의로 갈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사회와 주주총회 모두 되도록 전원의 동의를 얻는 것이 좋으며 이는 이사의 책임면제가 주주의 전원동의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회사의 이사이므로 동종영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법인이라면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가령 생활용품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의 이사 및 대표이사님께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려는 법인의 이사 및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것은 위적용이 없습니다.

 다만, 이사회의 승인은 사전에 요하는지 아니면 사후 추인이 가능한지에 대하여는 학설의 대립이 있으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보다 옳은 것이므로 사전에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하는 것이 실무상 더 나을 것이며, 사후 승인을 얻는다면 법률행위의 하자만 치유될 뿐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은 면제되는 것이 아니므로 후에  회사 및 주주 등에게 손해가 발생한다면 이를 배상하여야할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아니하고 겸직의무를 위반한다면 해당 이사는 회사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는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생기고 또한 이사의 해임사유가 되므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이상을 갖는 1인의 주주 또는 수인의 주주들이 소유하는 주식의 합이 이와 같은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치어 회사에 주주총회에서 해당 이사의 해임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비단 이에 그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법 제622조 제1항의 특별배임죄가 성립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신규법인을 설립하시려는 이사님께서 기존 다른 법인의 이사로 취임하여 있다면 동종영업 여부의 확인과 동종영업이라면 기존 다른 법인의 이사회의 승인 등을 얻으시어 신규 법인의 이사로 취임하셔야 이와 같은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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