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과 주식회사간 합병이 가능할까?

1. 재단법인과 주식회사가 합병할 수 있을까?
두개의 법인을 어떤 목적에서 합치는 것이므로 일견 가능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재단법인 또는 사단법인과 주식회사간의 합병은 인정되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 표현하면 “이종교배”와 같이 불가능한 결과를 추구하는 것과 같다.

즉, 합병이란 법률에 정해진 법률요건이며, 합병이라는 법률요건을 갖추면 합병이라는 법률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재단법인(민법상 비영리법인)과 주식회사간의 합병을 인정하려면 상법과 민법에 그에 관한 요건=>절차=>효과를 규정하는 법률조항이 있어야 한다.

상법에 인정된 여러 회사의 합병은 상법에 그에 관한 조항이 있다. 즉, 회사간의 합병은 상법에 따라 인정되는 법률요건이고, 그에 따른 법률효과, 즉 합병에 따른 법적효과도 상법에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정되어 있는 대로 효력이 발생한다.(회사공통 합병 : 상법 174조~175조, 주식회사특유 합병 : 상법 522조~530조)

한편, 민법에는 비영리법인간의 합병, 즉 사단 또는 재단법인 사이의 합병을 아예 규정하고 있지 않다. 즉, 조문자체가 없다. 결론적으로 재단법인과 주식회사간의 합병이 가능하려면 상법과 민법에 이에 관한 절차와 효력을 규정하는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개정은 앞으로도 기대난망하다. 서로 너무 다른 성격의 법인이기 때문이다.

2. 재단법인과 주식회사간 합병과 같은 효과를 거두는 방법
1) 재단법인이 통합.존속하고, 주식회사를 소멸케 하는 방법
주식회사를 해산.청산하고, 그 잔여재산을 재단법인에 출연하는 방법이 있다. 이때 재단법인은 소멸하는 주식회사의 주주들로부터 무상출연을 받는 절차를 밟는다. 문제는 주식회사의 해산.청산의 경우 채권은 추심하고, 채무는 변제하고, 현물은 현금화(환가)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산과 부채를 포괄적으로 재단법인에 승계시키려면 좀 더 디테일한 스킬이 필요하다. 예컨대 주식회사의 채권.채무를 재단법인으로 승계시키길 원한다면, 해산후 청산과정에서 개별적으로 채권양도, 채무인수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고, 현물은 재단법인 자체에 처분(매각)하여야 한다.

2) 주식회사가 통합.존속하고, 재단법인을 소멸케 하는 방법
사실상 불가능하다. 재단법인을 해산할 경우, 잔여재산은 목적이 비슷한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거나, 국가에 귀속하기 때문에 재단법인의 주무관청에서 영리법인인 주식회사에 잔여재산을귀속하도록 하는 방식의 해산.청산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외 재단법인의 잔여재산을 주식회사가 승계하는 경우라도 그 대가인 주식을 누가 받아서 누가 주주가 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가 남는다. 해산.청산하는 재단법인이 주주가 되기도 어렵고, 그 외 유사한 단체나 국가를 주주로 확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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