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실무에서 간혹 등장하는 소위 경영지배인이란?

최근 평소 거래하던 코스닥 상장회사 한 임원으로부터 경영지배인에 관하여 문의가 들어온 적이 있다. 상법의 합법적인 제도이거나 건전한 관행이 아니라서 좀 꺼려지긴 한데, 이왕 문의를 받은 김에 한번 정리하고 넘어 가야겠다 생각한다. 소위 “경영지배인”은 상법에 있는 지배인 제도를 기업실무에서 전용(악용)하여 기업인수합병의 실무에서 활용하고 하면서 생긴 용어이다.

한편, 상법의 지배인이란 영업주(대표이사)에 갈음하여 그 “영업”에 관한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는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 자를 말한다.(상법 제10조). 영업에 관한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나, 대표이사처럼 상법에 정한 회사의 운영에 관한 권한을 모두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즉,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한 모든 행위뿐만 아니라 주주총회 소집 등 회사의 기관으로서 경영에 관한 권한과 일상적인 상무를 처리할 권한이 있다.

실무에서 활용되는 경영지배인은 특히 한계기업의 인수합병과정에서 인수측에서 정식 임원이 아닌, (경영)지배인을 내세워 인수자측의 원하는 방향으로 회사의 경영 전반을 좌지우지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무자본 인수 등 여러 탈법. 불법이 자행되어 개인투자자 등 소수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태가 자주 반복되곤 했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이 이를 시정하기 위해 여러 권고책을 내놓았으나, 상법에 정식으로 존재하는 지배인 제도를 악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뾰족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기업공시시스템 Dart에 경영지배인을 검색해 보면 여전히 수많은 경영지배인에 관한 공시가 검색되고 있다. 아래는 금융감독원 정례브리핑 내용이다.

“최근 일부 상장기업이 정당한 선임절차 없이 포괄적인 권한위임 등의 방식으로 대표이사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이른바 ‘경영지배인’을 운영하고 있으나, 대표이사와의 권한상충 등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이 저해되고, 이들에 의한 횡령․배임 등 불법행위가 증가하고 있어 투자자보호에 문제 초래. 이에 경영지배인 운영실태을 전반적으로 점검하여 공시심사 방안을 마련중”

“경영권 양수도 과정에서 경영지배인이 유상증자 실시 후 증자대금을 인출하여 개인용도로 유용․횡령하거나, 회사로 하여금 타법인 주식 고가취득 또는 충분한 담보없이 대여 등을 통하여 회사자금을 외부로 유출시키는 등의 사례가 그 주요유형임”

“이에 경영지배인 등의 명칭으로 포괄적 권한을 부여한 경우 주주총회 선임 등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적법한 선임절차가 결여된 경우, 상법상 업무집행지시자(상법 제401조의2)로서 이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부담한다는 사실을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이사회의사록에 명확히 기재하도록 함”